학교 앞의 도로 건너에는 미니카 가게가 있었다.
미니카 가게 공간의 반 이상은 트랙이 설치되어 있었고 아이들은 그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끼어 들어갈 틈이 없어 어깨 넘어로 겨우 봤다.
쌔앵, 씨이잉, 슝슝슝슝.
미니카는 트랙벽에 마찰을 일으키고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한껏 뿜으며 트랙을 주행하고 있었다.
가게 한쪽편 상품 유리 진열장 안에는 다양한 미니카와 부품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유리넘어로 보이는 상품을 보면서 저마다 자기 미니카에 달면 얼마만큼의 성능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함과 그 성능이 바꿔줄 기대에 저마다 꿈을 꾼다.
주인아저씨는 진짜 사려는 아이가 누구인지 유심히 지켜보는 듯하다.
미니카의 주행속도와 특이하면서도 유일한 외관의 화려함에 대한 욕구로 점점 몰입하게 만들었다.
가지고 있는 돈을 생각해서 가성비 구성을 생각해본다.
외관 스티커와 트랙벽과의 마찰을 줄여주는 롤러와 베어링을 구입했다.
구입하자마자 한쪽 구석에서 차에 장착시켜본다.
새 부품을 구입했으니까 트랙에 한번 올려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씽씽 돌아가는 미니카들 사이로 언제 올려볼 수 있을 지 타이밍을 재보고 기회를 기다린다.
롤러는 잘 구를 수 있는지 배터리는 충분한지 다시 체크해본다.
미니카 스위치를 ON으로 동작시키고 출발선 앞 카레이서의 마음으로 트랙에 내려놓는다.
씨이잉,씨이잉. 열심히 달려보지만 옆 라인에서 돌고있는 다른 미니카가 쉽게 추월하고 지나간다.
둘러쌓인 아이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그냥 졌다.
미니카의 성능차이가 너무 컸다.
그 후로 트랙 위에 올리지도 않았고 더 사지도 않았다.
가진 돈과 앞으로 받을 용돈을 생각해보면 1등 미니카처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집앞 길 위에서 직선으로 신나게 달려보는 연습을 했다.
그 시절 미니카는 새로운 도전이었고 그 창착물로 경쟁해볼 수 있었다.
쉽게는 돈과 시간에 비례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트랙 위 가장 빠른 미니카를 위해 돈을 쓸 수 있는 가용범위를 생각해볼 수 있었고,
그 과정이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 만큼 돈을 지불할 가치는 없다고 판단했다.
돈도 없었지만 1등 미니카를 소유한다고 해서 나아지는게 없다고 생각했었다.
트랙 위의 1등이 생활 환경을 개선해줄 수 있는게 아니라 점점 거기에 집착하게 만든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현재의 예쁘게 꾸며진 외관과 성능에 만족하고 자유롭게 가지고 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투자해서 1등이 되려는 시도해봤으면 무엇이 바뀌었을까.
과정과 결과의 경험으로 전문가가 되어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관심없는 분야는 과감히 포기하고
관심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하는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