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한마리를 주문해서 둘이 먹는다.
1인 1닭은 아직 무리지만 반마리 정도는 혼자서 충분하다.
배달 치킨을 받자마자 따뜻하게 올라오는 냄새에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신이 혼미해진다.
포장을 열자마자 제일 먼저 먹고 싶은 곳은 단연 닭다리다.
닭다리가 두 개라 하나씩 접시에 나누고 먹기를 시작한다.
닭다리를 3분의 2쯤 먹어가면 닭다리에 대한 아쉬움이 커진다.
그 다음으로 날개는 어디있을까 찾아본다.
냠냠 ~ 맛있다.
만약 닭다리가 충분하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큰 마음 먹고 도전적으로 '닭다리만치킨' 을 시켜본다.
기대만큼 맛있을까.
닭다리만 있으면 그냥 치킨을 먹을 때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맛있는 부위만 계속 먹으면 아쉬운 고민도 안하지 않을까.
하나 먹고 또 먹고 다시 먹어도 행복이 유지될까.
어느 새 치킨이 도착했다.
포장을 개봉하는 순간 닭다리만 있는 상자안이 어색하지만 내심 만족스럽다.
처음 닭다리를 먹자마자, 으음~ 즐겁다.
다음 닭다리, 다시 다음 닭다리. 고민하지 않아도 계속 닭다리다.
그런데
같은 맛을 계속 먹다보니 이상하게 점점 물려간다.
기대했던 생각과는 다르다.
어느 새 이성적으로 닭다리를 먹기 시작했다.
닭다리 살은 부드럽고 식감이 참 좋다.
맛있는 닭다리가 풍부하다.
그렇게 다 사라질 쯤 배는 부르지만 아쉬움이 커져간다.
다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은 기분만 남는다.
닭다리만 먹으니까 오히려 행복하지 않다.
한가지 맛만 먹었다는 느낌과 물려서 더부룩한 느낌이 별로다.
차라리,
평범하게 닭한마리 먹으면서 많은 닭다리를 꿈꾸는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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