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아이처럼 한참 장난끼 많을적 슈퍼맨을 따라하듯 
시도한 행동이 꽤 큰 상처를 만들었다.

병원 생활을 오래하게 되었는데
그 때 치료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이 인생에 큰 가중치가 되었다.

행여나 이 행동이 병원을 가게 만드는 행동일까 생각하게되고
어쩌다 다치게 되었을 때는 병원에 가야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만들었다.

작은 상처에도 극대화된 우울감을 동반하고
행여 병원가게 되면 오래있어야 하지는 않을까 얼마나 통원해야하는지 두려웠다.

어릴 때 경험이 흉터처럼 트라우마처럼 남아있다.


오래전의 병원 바닥은 무채색 대리석에 의자와 진료용 시트는 황토색이었다.
수술대는 차가웠고 옆에 걸려있는 링거에서 떨어지는 수액 한방울은 걱정과 두려움을 더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수액에 더해진 마취액에 잠이 들었다. 
어린 마음에 아무말없이 링거에 바늘을 꼽던 마취 선생님이 차갑게 느껴졌다.

깨어났을 때 통증은 없었지만 주위 사람의 걱정에 마음이 아팠다.
누구의 잘못인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정상적인 경과가 아니라서 한번 더 큰 고통을 겪었다.

그런 병원 생활은 참 길게 느껴졌다. 그 와중에 어린나이지만 병원비 걱정도 있었다.
오래 병원에 있으면 돈이 많이 들거야. 빨리 나아서 나가야지.

차갑고 아팠던 병원생활에서도 천사같은 선생님이 생각난다.
병원 한편의 문에는 임상병리과 선생님이 있었는데 항상 따스하게 맞아주었다.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를 대해주던 마음씀씀이에 내 편처럼 의지하고 싶었다.
어릴적이지만 고마웠다.

그 이후로도 병원을 가게되었지만
병원은 항상 나에게 무서운 존재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야지하면서도 그게 쉽지 않다.
어릴적 판단이 남아있는지 아직 돈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무서워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TV에 나오는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노인분들도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병원 시설은 많이 나아졌다.
그래도 병원은 아파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고 치료를 받는 곳이다.
대부분 훌륭하지만 가끔 안 좋은 이야기도 보고 듣는다.
나처럼 병원의 기억은 평생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 잡을지도 모른다.
모두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하신 분으로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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