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사는 직장인으로서
특별히 풍족하게 산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이끈다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
"가장으로서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켜가야지."
"이번달 월급 기념으로 집에 갈 때 아내가 좋아하는 케익이라도 준비해야지."
그런데,
"미래에도 이렇게 살아가야 한다면 나는 할 수 있을까?"
"은퇴시점에 지금 선배 모습이 내가 된다면
나의 가치는 내가 바라던 것일까?"
인생에서 나의 존재에 대한 물음은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고민에 묻혀 떠나고 싶을 순간,
문득 눈에 들어온 책 표지의 ‘수도원’ 이라는 단어는
다른 탈출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사실, 책을 펼치자 종교 찬양에 부담스러웠다.
어쩌면, 사람 많은 도심 한가운데 확성기에서 나오는 그런 소리
또는 도를 믿느냐 물음에 대한 쌓였던
불편한 감정들이었는지도 모른다.
평소라면 그냥 덮었겠지만 오늘은 차근차근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보았다.
아무래도 유럽의 ‘수도원’ 이라는데 호기심이 발동했다.
나는 무엇을 얼마나 바라고 있을까.
가족과의 저녁과 특별한 날 외식,
따뜻한 내 집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정도의 공간,
따뜻하고 깔끔한 옷.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내가 너무 비현실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것이 힘들다면 조금은 내려놓고 가도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 목표가 있겠지만 조금 가난하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닐테니까.
이것저것 비굴하게 붙잡게 된다.
나의 일, 직장, 경쟁.
이 모든 것들에서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사는게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잠시 떠나고 싶다.
다친 달팽이를 보게 되거든
도우려 들지 말아라.
그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은 그를 화나게 만들거나
상심하게 만들 것이다.
그하늘의 여러 시렁 가운데서
제자리를 떠난 별을 보게 되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 또 다른 충고들. 장 루슬로
그래도,
나는 힘이 드는데 저기까지 가면 도착한다고 그런 길을 보여주실 수는 없나요.
그게 남들과 공평하지 않다면 함께 걸을 수는 없을까요.
그러면 조금 덜 두려울 것 같은데..
파리에서 샤르트를 거쳐 대서양 연안의 그랑빌 쪽으로 가는
도로 풍경이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경치라고 한다.
언제라도 다시 프랑스에 간다면 북부 노르망디 해변의 에트르타와 함께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은 곳으로 내게는 기억되는 길이었다.
- 공지영
기회가 되면 이 곳을 보고 싶다.
담담하게 아픔을 마주하는 수도원 여정의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마치 숲 속의 나무 사이를 걷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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